2017년에 완결된 조석 작가의 ‘문유’를 굉장히 재미있게 봤던 기억이 있습니다. 현실적인 SF 개그물로 많은 인기를 끌었는데, 중국에서 <문맨>이라는 이름으로 제작됐습니다. VOD로 시청했으며, 원작과 어떤 부분들이 다른지, 사회적 편견 없이 후기 들려드리겠습니다.
1. 영화 <문맨> 줄거리, 지구가 망해버린 이야기
영화 <문맨>의 시점은 2050년입니다. 지구에 소행성 ‘파이’가 충돌할 것이라는 사실을 과학자들은 알아버립니다. 관계자들은 이 상황을 해결해야만 하기에, 묘책을 떠올립니다. 바로 ‘달 방어 계획’입니다. 달을 희생하는 대신 지구를 지킨다는 것입니다. 계획은 시간이 촉박한 만큼 빠르게 진행되고, 실행 당일이 됩니다. 그러나 계획은 처참히 실패해버립니다. 이 프로젝트를 위해 달에 갔던 주인공 ‘독고월’은 헤드셋을 낀 채로 아시아 지부 프로젝트 지휘관 ‘마고월’에게 편지를 쓰다가 지구로 복귀하지 못합니다. 그리고 독고월은 소행성이 지구에 충돌해 멸망하는 모습을 달에서 지켜봅니다.
영화 <문맨>은 달 방어 계획 기지에서 살아남는 독고월의 이야기입니다. 다행히도 식량은 넉넉하고, 기지는 멀쩡합니다. 그러나 그 기지에는 세계관 최강의 캥거루 ‘캉루’가 있었습니다. 뜬금없이 왜 캥거루가 등장하나 싶지만, 식용 동물의 가치를 연구하기 위해 데려왔습니다. 독고월은 죽음을 다짐했지만, 그때마다 캉루가 나타나 독고월을 때립니다.
여기서 반전은, 사실 지구는 완전히 멸망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지상에서는 사람이 살 수 없었고, 지하로 터전을 옮깁니다. 지구에서는 독고월의 생활 모습들을 TV 속에서 소리 없이 보게 됩니다. 달 방어 계획 아시아 지부는 희망을 잃어가는 사람들에게 독고월의 생활을 생중계하며 희망을 잃지 않게 합니다. 소리가 없기에 더빙으로 독고월을 영웅처럼 만들고, 독고월의 복귀를 바라게 합니다.
독고월은 캉루에게서 나는 전자음을 듣고는 지구에 생존자가 있다고 믿습니다. 그는 ‘마고월’에게 돌아갈 생각만 하면서 지구로 돌아갈 우주선을 만들고자 합니다. 우주선을 만들면서 위기에 처하고, 독고월은 캉루를 구해 기지로 돌아옵니다. 절망에 빠져있을 때, 마람성과 생존자들이 지구에서 달에 빛을 쏩니다. 그 빛을 보고 독고월은 지구로 귀환하기 위해 구조정이 있는 우주 정거장으로 향합니다. 그러나 또 다른 소행성 ‘파이 플러스’가 지구로 향함을 알게됩니다. 그는 캉루만 구조정에 태우고, 자신을 희생합니다. 영화는 십 년 뒤, 지구가 복구되고 독고월의 짝사랑이었던 마람성이 달에 탐사선을 타고 옵니다. 그리고는 독고월을 추모하며 영화는 끝납니다.
2. <문맨>과 웹툰 원작 <문유>의 차이점 분석
한국에서 만든 영화가 아닌, 중국에서 판권을 구매해 영화로 제작했기에 원작을 각색한 점이 눈에 보입니다. 웹툰 원작을 봤던 사람으로, 어떻게 달라졌는지 분석해보겠습니다.
첫 번째로, 주인공들이 달에 남는 계기가 완전히 다릅니다. 원작에서는 주인공 ‘문유’가 달 기지에서 지구로 복귀하기 위해 대원들 사이에서 기다립니다. 그러나 나사 직원인 ‘캐롤 크루거’가 대원들의 머릿수를 세고 있을 때, 문유는 자신의 동물 실험체들이 모조리 죽어버려 눈에 띄고 싶지 않다는 생각으로 방에 숨어있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캐롤이 머릿수를 잘못 세는 바람에 모든 인원이 있다고 판단하고 지구행 우주선을 출발시킵니다. 이와 반대로 <문맨>에서는 ‘독고월’이 마람성에게 연애 편지를 쓰다가 놓쳐버리는 설정으로 비춰집니다.
두 번째로, 원작에서는 주인공이 영웅으로 칭송받습니다. 그만큼 문유가 엄청난 인기를 끌고, 캥콩(원작의 캉루)가 개그 캐릭터 포지션으로 인기를 끕니다. 지구의 사람들이 일주일을 셀 때 ‘문요일’, ‘유요일’, ‘화요일’, ‘이요일’, ‘팅요일’ 같은 주인공에 대한 사랑을 보여줍니다. 반면에 <문맨>에서는 오히려 ‘캉루’의 인기가 더 좋습니다. 지구에 있는 사람들은 캉루를 최고의 인기스타로 여깁니다.
세 번째로, 원작에서는 ‘연애’의 요소가 없습니다. 웹툰 속에서 문유와 연애를 할 만한 인물도 없을뿐더러, 기지에서 살만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뭘 해야 할지, 어떻게 죽을 수 있을지에 대해 주로 생각합니다. 독고월은 아시아 프로젝트 지휘관인 ‘마고월’에게 돌아가기 위한 생각 하나로 살아남습니다. 짝사랑을 지독하게 하는 인물이며, 마람성이 곧 독고월이 살아야만 하는 이유로 나타납니다.
이 외에도 세밀한 부분들의 차이가 많이 있지만, 가장 차이점이 큰 부분들을 엄선하여 분석해보았습니다.
3. <문맨> 관람 후기, 편견을 버린 솔직한 감상평
<문맨>을 영화관에서 관람하지 않고 VOD로 감상했는데, 그러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관객들의 후기를 보면 중국에 대한 감정 때문에 작품성에 대해 많이 비판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완성도’는 부족했다고 보고, ‘작품성’ 중 ‘CG'는 칭찬하고 싶습니다.
우선 완성도 부분에서 본다면, 중국 특유의 개그 코드와 눈물 포인트가 몇몇 군데 있습니다. 원작 속 유머 요소는 웃기기도 하지만 주인공의 처참한 심정을 잘 보여줍니다. 그러나 <문맨>에서는 억지스러운 개그를 집어넣은 느낌이며, 눈물 포인트가 아닌데도 유도를 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중국과 한국의 개그 포인트가 다를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 웃으면서 보지는 못했습니다. 더불어 내용을 풀어나가는데 독고월의 모습이 유치하다고 느꼈습니다. 이런 이유로 영화관에서 봤다면 실망했을 것 같습니다.
작품성만 놓고 봤을 때는 저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SF 특성상 CG와 특수효과를 많이 사용하는데, 기대 이상의 효과들이 많았습니다. 제작비 중 1/4 이상을 투자했다고 들었는데, 그만큼 작품의 볼거리와 스케일은 만족했습니다. 특히 우주 정거장의 달 기지, 우주선들의 모습들은 실감이 났습니다.
종합적으로 'B급 감성의 유머와 스토리, 생각보다 괜찮은 볼거리들'로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한국에서 제작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바람이 있었던 영화였습니다. 킬링타임용 오락영화로는 관람을 추천하며 영화 <문맨>의 리뷰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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