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연휴 전 1월 18일에 개봉한 <교섭>은 스크린 단골 주역 ‘황정민’과 ‘현빈’이 호흡을 맞췄습니다. 또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로 많은 인기를 누린 ‘강기영’ 및 명품 조연들과 <독전>을 연출한 임순례 감독이 한국 영화의 새해를 알렸습니다. 연휴 동안 스크린에서 관람한 뒤, 솔직한 평가 남깁니다!
1. 영화 <교섭> 실화 바탕의 내용과 줄거리
<교섭>의 스토리는 지금으로부터 15년 전의 이야기로, 2007년에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에 피랍된 한국 교회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선교 목적으로 아프가니스탄에 한국인 23명이 넘어갑니다. 이 한국인들은 버스를 타고 이동하다가 탈레반에 의해 납치됩니다. 그 이유는 아프가니스탄 정부에 잡혀있는 탈레반 인질의 석방이었으며, 풀어주지 않으면 납치된 한국인들을 차례대로 죽이겠다 협박합니다. 이 사실을 안 한국 외교부에서는 ‘정재호(황정민)’를 파견하여 아프가니스탄 정부를 설득하고자 합니다. 그러나 교섭은 결렬되고, 인질들의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으로 치닫게 됩니다.
공식적인 국가 간의 협상 결렬 이후 정재호는 과거에 실수로 인질을 죽인 이력이 있는 국정원 요원 ‘박대식(현빈)’에게 갑니다. 정재호는 교섭 전문가로, 탈레반의 요구를 들어주며 협상을 통해 인질을 구하고자 합니다. 그러나 박대식은 그 반대의 사람으로, 작전을 통해 인질을 구출하고자 하여 둘은 사소하게 싸웁니다. 둘은 직접 발로 뛰어다니면서 탈레반의 마음을 돌리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고, 브로커를 통해 탈레반에게 접근하는 등 온갖 수단을 동원해 인질 구출에 열성을 다합니다.
탈레반과의 접촉을 준비하는 도중 인질 한 명이 살해당하고, 박대식은 돈을 이용해 탈레반 한 명을 출소하게 하려 합니다. 그러나 이는 허술했고, 정재호는 묘수를 발견하게 됩니다. 아프가니스탄은 종교에 민감한 국가였기에 인질들을 봉사활동을 왔다가 탈레반에 잡혔다는 흐름으로 대통령과의 1:1 교섭을 진행하려 합니다. 영화는 그렇게 결말을 향해 치닫습니다. 자세한 결말은 영화관에서 직접 감상해보시길 바라겠습니다.
2. 영화 교섭의 모티브가 된 ‘2007년 샘물교회 선교단 피랍 사건’
<교섭>이 실화 바탕의 영화다 보니, 사건을 좀 더 알고 싶어 조사해 보았습니다. 성남시 샘물교회의 교인들이 이슬람 교도가 많은 중동 국가에 전도를 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아프가니스탄에 입국을 강행했습니다. 이 당시 아프가니스탄은 분쟁지역이었고, 그 전부터 탈레반의 여행객 납치 사건이 다분히 일어났었습니다. 이 때문에 한국에서도 여행 제한 국가로 아프간을 지정했으며, 정부에서 샘물교회에 아프간 입국 및 남부지역 방문 자제, 철수에 협조해줄 것을 공지했습니다. 그러나 23명의 교인들은 선교의 목적을 가지고 입국하게 됩니다.
2007년 7월 13일에 입국하여 18일까지 아프간에서 봉사 및 의료활동을 전개합니다. 불과 하루 뒤에 탈레반에 23명 전원이 도로 이동 중 피랍됩니다. 이로 인해 정부는 이들을 살리기 위해 엄청난 자금과 인력을 투입했으며, 그 과정을 그린 것이 영화 <교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탈레반에 한국인 23명이 전원 피랍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 이후에, 여권법을 고치게 됩니다. 기존에는 ‘여행금지’ 조항이 없었으나 테러, 전쟁 등의 여행객의 생명의 위협을 받을 수 있는 국가의 입국을 금지하고 만약 입국한다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고 합니다.
결국 정부의 경고에도 종교적 대의를 위해 위험을 무시했고 그 결과 많은 돈과 인력이 투입된 사건이라고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3. <교섭> 관람 후기, 과유불급(過猶不及)
영화에 대해 한 줄 평을 하자면, 과유불급이라는 말이 맞을 것 같습니다. 첫째, 영화를 관람하는 내내 두 주연의 책임감은 시간이 지날수록 무거워집니다. 이와 비슷한 느낌인 <수리남>에서는 비밀스러운 협력과 엄청난 배짱, 언변들이 합쳐져 긴장감을 무려 6시간 동안 이어갑니다. 그러나 <교섭>에서는 무모할 정도로 활약을 펼쳐야만 합니다. 한국 외교부와 국정원의 주변인물은 오히려 무능하다는 느낌까지 받습니다. 이 때문에 현실감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하고 싶으며, 정재호(황정민)과 박대식(현빈)의 활약이 예상이 가기도 하여 긴장감이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지나친 두 주연배우의 스포트라이트는 과했으며, 조금 어우러지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믿고 보는 배우들이 대거 등장하기 때문에 연기력에 대해서는 호평을 주고 싶습니다. 황정민, 현빈, 강기영(아프간 통역사, 카심 역) 등의 주연배우는 물론이고 정재성, 박형수, 안창환 등 명품조연이 대거 등장하여 연기의 쫄깃함을 볼 수 있습니다. 특히 황정민의 아프간 대통령과의 1:1 교섭 장면은 압도적이라고 봅니다.
둘째, 피랍된 한국 교인들의 설정 때문입니다. 영화 초반부에 나오는 한국 교민들의 반응은 억울하게 피랍된 것이 아닌, 스스로가 불러온 재앙이라고 말합니다. ‘탈레반’과 ‘테러’라는 민감한 소재에 더불어 잡힌 것은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는 것 자체가 긴장감을 떨어뜨렸습니다.
개인적으로 작년 넷플릭스 드라마 돌풍의 주역 <수리남>을 기대하면서 봤기에 생각보다 기대 이하였습니다. 배우들의 몰입감 넘치는 연기와 사건의 실마리가 어떻게 풀리는지에 대해 집중해서 보면 나쁘지 않았던 영화였습니다. 그래도 ‘국민의 생명을 위한 국가의 의무’에 대해서는 잘 알 수 있었던 영화로, 배우들의 연기 관람과 킬링타임 영화로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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