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두나, 김시은 배우의 열연이 호평을 받는 <다음 소희>를 관람하고 왔습니다. 보면서 가혹한 현실을 영화에서 호소한다는 느낌을 받았고, 의미가 있는 영화였다고 생각해 바로 리뷰를 작성해봅니다.
1. <다음 소희> 줄거리, 실화 바탕의 현실고발 영화
<다음 소희>는 2017년 1월 대기업 콜센터 직원의 실화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입니다. 특성화고에 다니는 ‘소희(김시은)’가 현장 실습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선생님의 추천으로 대기업 콜센터에취직했으나, 생각했던 환경과 거리가 멀었습니다. 회사에서는 실적이 나오지 않는다고 직원들을 닦달하고, 야근 및 주휴수당을 챙겨주지 않고, 월급은 계약서와 다릅니다. 열심히 해도 나아지지 않는 현실에 소희는 괴리감을 느낍니다.
소희는 춤을 잘 추는 인기 많은 학생이었고, 콜센터에 취직했을 때는 사무직 여직원이 되었다며 자랑을 하고 다니는 남 부러울 것이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폭언이 담긴 전화를 매일 받고, 상담원끼리의 경쟁에 시달리며 사람이 변해갔습니다. 다음날, 회사의 시스템을 버티지 못한 ‘이준호’ 팀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팀장의 사건 발생 직후 실무진들은 유족에게 합의를 강요하고, 가해자 이미지를 덮어씌웁니다. 이준호의 고발에도 불구하고 경찰과 회사는 덮어갔고, 그 피해는 다시 상담원들에게 돌아옵니다. 소희는 새로운 팀장 하에 펼쳐지는 무한 경쟁과 압박으로 팀장과 싸우고, 회사를 그만두고자 합니다. 그러나 학교 선생님은 학교 취업률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소희를 회유하고, 소희는 부당한 대우를 계속해서 받습니다. 결국 그녀는 술을 진탕 마신 후 저수지로 가 이준호 팀장의 뒤를 따라갔습니다. 소희의 시신이 발견 된 후 ‘유진(배두나)’ 형사는 단순한 사건이 아님을 깨닫습니다. 이면에 숨겨져 있는 이준호 팀장의 사건과 함께 더러운 사회 현실을 고발하는 내용입니다. 결말은 직접 관람해보시면 좋을 것 같은 씁쓸한 영화입니다.
2. <다음 소희>, 기존의 독립영화들과는 다르다.
<다음 소희>이라는 제목처럼, 영화는 사건이 일어난 다음에 진실 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그래서 전반, 후반이 나눠져 각기 다른 영화처럼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전반부는 소희의 이야기로 어떻게 죽음까지 이어지는지에 대한 내용이며, 후반부는 형사 유진의 시점으로, 사건을 하나하나 앞으로 되짚어갑니다. 관객들은 소희의 감정과 그 어려움들을 한 번 겪었으나 유진의 입장에서 아무것도 모르는 채로 사건을 되짚는 경험을 합니다. 그 수법들이 몰입을 더해줍니다. 그 결과 영화는 새로운 맥락을 창조해냅니다. 거꾸로 되짚어가자, 무엇이 어긋났는지 명확하게 보입니다. 이준호 팀장과 소희의 사건은 우연이 아닌 필연임을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영화 속에서 한 가지 더 주의 깊게 볼 수 있는 것은 ‘유진’입니다. 유진은 보여주기 식이 아닌, ‘행동’을 옮깁니다. 유진의 사이다 같은 발언들을 듣고 있으면 더러운 현실을 타파해주는 쾌감을 느낄 수 있으나, 더 큰 현실의 벽에서 곧바로 좌절하게 됩니다. 그러나 깨지고 부딪치더라도 유진은 사건을 파헤치기 위해 앞으로 나아갑니다. 그 모습을 보면 시원하지만, 또 현실의 벽을 생각하게 되면서 씁쓸해집니다.
이 영화는 다른 독립영화와는 달랐습니다. 그저 현실을 정확하게 보여주려고 노력했습니다. 가슴을 따뜻하게 만드는 필터를 씌우는 것이 아닌, 필요한 이야기를 보여줄 만큼만 보여줍니다. 한 사람만의 이야기가 아닌, 누군가의 이야기가 될 수 있는 부분들을 온전히 이야기 중심으로 보여주며 부담스럽지 않은 연출을 보여줍니다.
3. <다음 소희> 후기, 어쩌면 나의 이야기가 될 수 있다.
이 영화는 현 시대의 실정을 잘 나타내주고 있습니다. 사회초년생뿐만 아니라 사회생활에 적응하여 살아가는 직장인들도 결국 ‘인간’이라는 점을 잘 보여줬습니다. 특히 사회초년생 대상으로 낮은 임금과 부당한 대우를 하는 회사의 현실을 여과 없이 보여주었고,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했기에 더욱 몰입이 되었습니다. 어른들의 무책임함과 희생되는 사람들이 더 이상은 없도록 현실을 고발하는 값진 영화였습니다.
‘유진’ 역의 배두나 배우는 ‘비밀의 숲’, ‘브로커’에 이어서 다시 경찰 역할로 등장했습니다. 정의심에 불타는 경찰 역할로, 시원시원한 행동력을 보여줍니다. 이번 경찰 역할은 조금 달랐습니다. 개인이 기업이나 거대한 세력을 상대로 어떻게 할 수 없는 무력감 속의 경찰이었습니다. 배두나 배우의 ‘진짜 경찰’ 연기를 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소희’ 역의 김시은 배우도 사회초년생의 어색하지만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 현실에 지친 모습을 잘 보여주었습니다. 두 배우의 열연이 이 영화를 더 빛냈다고 생각합니다.
가슴 따뜻해지거나, 슬픈 장면은 없지만 가슴 한 편이 슬프고 아렸습니다. 앞으로 살아가야 할 현실과 사회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드러났고, 바뀌지 않을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영화를 보면서 가만히 있기보다는 외치기라도 해야 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신선한 연출과 이야기 전개로 현실을 고발한 <다음 소희> 관람을 적극 추천하며, 영화 리뷰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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