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공포영화의 대명사인 ‘애나벨’과 ‘컨저링’을 연출했던 ‘제임스 완’이 신작 공포영화로 돌아왔습니다. <메간>은 북미에서 이미 1월 6일에 개봉했고, 개봉 첫날에는 <아바타 : 물의 길>을 제치고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왜 공포영화를 돈을 주고 보는가?’라고 생각하는 사람이지만,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메간>이 1월 25일에 한국에 개봉하여 심야 영화로 관람하고 왔습니다. 솔직한 후기 들려드리겠습니다!
1. <메간> 줄거리, AI로봇의 기괴하지만 유쾌한 반란
영화 <메간>은 ‘케이디(바이올렛 맥그로우)’의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어린 소녀인 케이디는 스키 여행을 갔다가 부모님을 교통사고로 여의고, 이모인 젬마(앨리슨 윌리엄스)가 케이디를 데려옵니다. 로봇 공학자인 이모는 케이디를 위해 티타늄으로 만들어진 1억짜리 인간형 AI 로봇 ‘메간’을 선물해줍니다. 메간은 케이디의 친구가 되었고 보호해줍니다. 어두움 속에 살고 있던 케이디는 메간과 함께 하면서 우정을 느낍니다.
케이디가 생활하면서 위험한 순간을 마주했을 때, 메간의 눈빛은 점점 섬뜩해집니다. 메간은 케이디의 감정과 연동되어 그녀의 감정을 분석하고 생각을 읽는 수준까지 업그레이드 됩니다. 시간이 가면서 친밀감이 높아질수록 메간은 통제할 수 없게 되고, 이제는 메간을 껐다 킬수도 없는 지경에 이르고 주체성을 가집니다. 더 나아가 학습하지 말아야 할 ‘죽음’까지 학습하게 됩니다. 이로 인해서 케이디를 위험에 빠뜨리는 모든 것을 공격 대상으로 간주하며 메간은 광기를 드러냅니다. 그렇게 메간은 케이디에 대한 집착과 광기를 보여주며 케이디가 되고 싶어 합니다. 케이디는 과연 메간에게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영화 후반부로 가면 갈수록 예상치 못하게 웃음을 주는 장면들이 많습니다. 꼭 스크린에서 관람해보시길 바랍니다!
2. 영화 <메간>, 원초적인 공포보다는 기술의 공포?
영화 <메간>에서는 다른 공포영화에서는 시도하지 않았던 ‘AI’와 ‘로봇’ 기술을 도입시킵니다. 그전까지의 공포영화들은 인형에게 악마가 깃든 형태를 보였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오로지 ‘인간’이 만든 악마가 등장합니다. 우리가 흔히 토론하는 주제인 ‘AI가 인간을 뛰어넘을 때’를 생각하게 만든 영화였던 것 같습니다. 과연 로봇이 인간을 도울 수 있는 범주는 어디까지 인가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발전하는 4차 산업혁명 속에서 할 수 있는 걱정에 긴장감을 더한 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메간의 생김새는 인간과 비슷하지만, ‘불쾌한 골짜기’를 생각나게 할 만한 조금은 기괴한 모습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또한 현실에서 인간이 인간의 생김새를 한 휴머노이드를 대한 인식에 대해 생각하게 합니다. 개인적으로 메간이 케이디와 비슷한 외모를 가지고 있었다면, ‘좀 더 섬뜩한 공포를 선사했을 수 있었지 않았을까’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메간의 악마같은 공격성과 행동들을 보면, AI가 학습한 것에서 ‘선’보다 ‘악’이 더 비중이 컸고, 이 설정은 현실에서는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가까운 미래에 도래할 AI 휴머노이드의 기술윤리에 대해서 긴장감과 성찰을 할 수 있게 만든 영화 <메간>이었습니다.
3. <메간>은 현대 공포영화에 대한 인식을 바꿨다. 솔직한 후기
공포영화를 심야 시간대에 본다니, 저로서는 시도조차 하지 않았을 행동이지만 먼저 본 관람객들의 ‘무섭기도 하고 웃기다’는 후기를 믿고 관람했습니다. 그 결과는 만족이었습니다. 제임스 완의 전작들을 기대하고 보기에는 아쉬웠지만, 새로운 시도가 신선했습니다. 호러 장르를 선호하지 않았던 저에게도 재미있게 다가왔던 것을 보면, 북미에서의 흥행이 이해가 됐습니다. ‘재미’로만 후기를 서술하고 있는데, 호러의 본질인 ‘긴장감’에서도 충분한 압박을 받았습니다. 후반부로 갈수록 광기 서린 메간의 추격과 공격성은 보는 내내 눈을 질끈 감게 했습니다. 공포감이 최고점에 이를 때 쯤에는 분명히 기괴스러운 장면인데 웃음이 터져 나왔습니다. 특히 후반부의 젬마의 남자 상사를 죽이려고 쫓아가는 장면에서는 뜬금없이 칼을 든 채로 춤을 추고, 덤블링을 하는 데 그 모습에 빵 터졌습니다.
메인 이야기 부분에서는 누구나 예상 가능한, 뻔한 이야기였습니다. 결국에는 메간은 파괴되는 설정입니다. 그렇기에 스토리를 기대하고 보기는 어려웠습니다. 대신, 공포와 웃음 모두 잡은 B급 감성의 영화라고 소개해드리고 싶습니다. 영화를 관람하며 에미넴, 시아 등 해외 유명 가수들의 노래들이 들려왔습니다. 기존의 공포스러운 효과음만 듣다가 아는 노래들을 들으니 반가웠습니다.
종합적으로 평가하자면, 호러 장르의 특유의 긴장감을 잘 이끌어 가지만, 찝찝하지 않게 해주는 코믹 요소들이 많았던 영화였습니다. 또한 4차 산업혁명의 시대답게 AI 로봇을 공포의 매개체로 설정한 것이 ‘기술’에 대한 공포를 생각해보게 했습니다. 킬링타임 영화로 적극 추천드리며, 공포영화와 인연이 없는 분들도 적당한 긴장감과 함께 기분 전환을 느낄 수 있는 영화입니다. 영화의 끝맺음은 차기작을 암시하는 장면이 있으니, 감상해보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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